기업들간 적대적 인수ㆍ합병(M&A)가 진행되는 경우 현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에 우호적인 주주를 '백기사(white knight)'라고 부른다. 2003년 외국계 자본인 소버린이 SK 지분 15%를 보유하고 경영권을 인수하려고 하자 신한, 하나, 산업은행이 SK의 백기사 역할을 해 적대적 M&A를 막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지분구조가 취약한 기업은 적대적 M&A에 대비해 미리 백기사를 확보하기도 한다. 2008년 12월 국민은행과 포스코가 3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맞교환한 사례가 여기에 속한다. 국민은행은 지주자 전환 과정에서 확보한 KB금융지주 지분이 있지만 모회사 주식은 자기자본으로 인정되지 않아 포스코 주식과 맞교환했다. 타사 주식은 투자유가증권으로 분류돼 자기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국민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0.2%p 올리게 됐으며, 지분분산으로 적대적 M&A에 취약한 포스코는 국민은행을 백기사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백기사는 위기에 처한 경제주체를 구할 '구원투수'라는 의미로도 종종 쓰인다. 예를 들면 국채 발행을 통해 7천억달러의 구제금융 재원을 마련하기로 한 미국을 위해 중국이 미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백기사 역할을 했다.